고개를 빼꼼 내밀고 눈동자를 최소한으로 굴려 칸막이 너머를 확인했다. 점심 식사 후, 양치도 안 한 몸으로 부장은 코를 골아대며 자기에 바빴다. 상사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반쯤 일으켰던 몸을 조용히 앉혔다. 목을 갑갑하게 조였던 셔츠 상단의 단추를 풀어내고 목에 걸려있던 사원증을 셔츠 왼쪽 가슴의 포켓에 넣었다. 서랍 안에서 칫솔과 치약을 꺼내 자리에서 ...
인정하기 싫을 정도로 매끄러운 대화들이 이어졌다. 마치 처음부터 이런 사이좋은 선후배 관계였던 것처럼. 우리가 사귀었던 시간들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일처럼. 생각보다 토비오는 내가 없이도 잘 지내고,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듯했다. 주된 대화는 토비오의 근황들이었다. 어제 본 스포츠 경기에 대해서 얘기하거나, 나와 헤어져 있던 2주간 만났던 고등학교 선배...
“카게야마, 좋아하는 사람 있어?” 저요? 그래, 너. 전 아직 누구를 좋아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요. 거짓말. 카게야마는 여자 애들한테 인기도 많잖아. 그런가요. 근데 제가 그 애들을 좋아하는 건 아니잖아요. 냉정해! 좀 재수없기도 하고? 선배들의 목소리를 뒤로 하고 하얀 커튼이 나풀거리는 창가에 시선을 두었다. 열린 창문에서 시끌벅적한 소음이 흘러들...
카게야마 토비오와 헤어진 지 3주째. 짧으면 짧고, 누군가에겐 길다면 긴 6개월 연애의 끝. 나는 그럭저럭 잘 살고 있다. 잠잠한 휴대폰을 열어보는 것으로 그럭저럭한 아침을 맞이하고, 그럭저럭한 학교 생활을 하며, 그럭저럭한 새벽을 즐긴다. 그 수많은 헤어짐들과도 다름 없는 헤어짐이었다. 근데. 도대체 왜. 나는 이 삭막하기 짝이 없는 메신저의 프로필만 몇...
HQ! 及影 오이카게 중심 카게른 글이 올라옵니다. ☕️ Ask: ask.fm/mochacreamie ☕️ Twitter: @mochacreamie
입 안에 고인 피를 물과 함께 뱉어냈다. 입 안을 맴도는 시큰한 피맛에 혀로 윗 이의 뒷부분을 쓸었다. 멈춘 것 같은 느낌도 잠시뿐이었다. 다시금 찔끔찔끔 피가 새어 나왔다. 미간을 구기고 입을 우물거리자 의사가 작게 웃으며 말했다. 스케일링이 많이 아프셨나 봐요. 그건 아닌데 ……. 나는 굳이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앉아있으니, 아까 진료실에 들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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